(강남대학교 이상복교수)
노인성 질환에 관한 이해와 진단
강남대학교 이상복 교수
현대화로 평균수명이 길어져 노년기는 점점 연장되어지는 추세에 있으며 노년기의 신체 변화는 대부분 감퇴적 양상을 나타내게 된다. 이런 생리적 기능의 감소는 신체의 질병 가능성을 증가 시키고 질병에 대한 민감성은 계속적으로 증가되어 65세 이후에 신체적 문제가 전혀 없는 노인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연령증가와 함께, 심장혈 관계의 효율성이 감소하고 허파, 간, 심장, 신경계의 활동 등 신체 전반의 활동이 저하하게 되며 관절염, 고혈압, 청각 손상, 시각 손상, 심장 질환 및 동맥경화와 같은 만성질환이 나타나고 그 외에 암, 신장, 방광질환, 골다공증 및 급성 뇌증후군 등이 자주 나타난다. 또한 대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Dopanine)의 결핍에 기인된 파키슨씨병도 60세 이후의 노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중의 하나이다. 영국의 의사인 Thompson은 8대 노인병으로 고혈압, 비만증, 당뇨병, 암, 우울증, 자가 면역질환, 면역결핍성(Immuno-deficiency) 노인성 치매를 지목했으며 환자 당 평균적으로 세 개의 질병이 복합되어 있다고 지적했다(Thompson, 1986).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의 조사(이가옥외, 1994)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60세 이상 노인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은 56.6% 유병률을 보이는 신경통과 관절염 등의 관절통이고 이외에도 만성요통(31.2%) 소화기계 만성 질환(19.8%) 고혈압(19.3%)의 순서로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다. 이런 모든 질환들을 살펴보는 것은 무리이고 가장 대표적인 질환 몇 가지만 진단해 보려한다(허정무,2000).
1) 기억장애-노인성 치매
미국 정신과 의사협회 진단과 치료 편람(DSM-IV)에서는 치매를 질적 영향이나 의학적 질환, 또는 생리학적 효과로 인한 다발성 인지 능력의 결함이 발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 질환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기억력이 자꾸 감퇴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다. 치매의 유형은 아래와 같다.
A. 알쯔하이머 증후(Alzheimer's Disease)
미국의 전 대통령인 레이건으로 인해 많이 알려진 이병은 대표적인 노인성 치매(Senile Dementia, Senility)로서 모든 치매 환자의 50% 정도가 이 질환으로 분류된다(Williams, 1995). 또한 진행성 질환으로 최초의 증상은 치매로 진단되기 2-3년 전에 학습곤란이나 언어자료에 대한 기억장애로 나타난다(Howieson등, 1995). 지금까지의 연구결과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잘 녹지 않는 조그만 단백질이 뇌에 쌓여서 신경독 작용을 미쳐 뇌세포를 광범위하게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건망증이 주 증상이지만 병이 진전되면서 새로운 정보의 습득이 어려워지면서 독립성 유지에 지장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 노인들에게는 알쯔하이머 치매가 많아서 1994년 서울대 연구에 의하면 47%를 차지하며, 다발성 경색 치매가 26.3%였고, 한국인은 일본인 보다는 유럽인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다고 한다.
B. 뇌졸중 (Cerebrovaseular Acident)
다발성 경색 치매(Multi-infaret Dementia)라고 불리는 이병은 뇌졸중과 같이 나타나는 유기적 정신질환이며 알쯔하이머 다음으로 흔한 치매이다. 모든 치매 환자의 10-15%를 차지하며 나머지 10-15%는 알쯔하이머 질환과 혼합된 형태로 나타난다(Willims, 1995). 이 치매는 뇌 부위에 혈액공급을 방해하는 뇌혈관의 폐쇄로 야기되는 질환이며 경색으로 인한 뇌조직의 손상을 경색의 위치를 안다고 하더라도 예견하기 힘든 특정 결함을 나타낸다.
C. 우울증 (Depression)
우울증의 특징은 모든 활동에 대해 흥미나 기쁨을 잃는 것과 우울한 기분이 최소한 2주 동안 지속되며 증상으로는 심한 슬픔이나 무력감, 집중곤란, 염세주의(비관론), 자기혐오, 사람, 사물에 대한 무관심, 식욕상실, 수면장애, (만성)신체적 통증, 피로, 기억력 악화 등 매우 다양하다. 노인들이 경험하는 생리적 변화도 우울증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인의 경우에는 뇌의 생화학적 변화(Changes in Brain Bio-chemistry)와 호르몬의 균형 변화가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Klein & Bloom, 1997). 에릭슨(Erickson)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은 평생 살아오면서 가치 있는 어떤 것을 성취하지 못했다고 믿을 때 생기는 것으로 보았다.
D. 가성 치매
우울한 사건으로 인해 치매와 유사한 행동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며 인지기능 장애가 동반되기는 하지만 치매는 아니다.
이외에도 알코올성 치매, 외상성 치매, 산소 결핍후 치매, AIDS-치매 복합등이 더있다.
2) 중풍
중풍은 노화현상의 일종이기 때문에 연령과 깊은 관련이 많다. 실제로 환자의 절반정도가 65세 이상 노인들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의 일부가 손상되는 질환이며 손상된 부분이 어디냐에 따라서 증상도 달리 나타나게 된다. 일반적인 중풍의 증상은 반신마비, 안면신경마비, 감각이상, 운동장애, 심한두통, 발음장애, 시력장애, 복시, 어지럼증 등이다.
3) 암
암세포는 면역체계가 대응해서 파괴할 수 없는 정상세포와 구분되는 비정상 세포(Abnormal Cell)이다. 인간의 면역체계는 체내의 비정상적인 세포들을 인식하고 파괴한다. 하지만 암세포가 전개되는 이유는 면역기능이 억압되어서(Suppressed) 비정상적인 세포의 끊임없는 성장을 막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롯된다. 면역기능을 억압시키는 커다란 요소 중의 하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이다. 매일 매일 겪는 스트레스는 적절한 방법으로 풀지 못할 때 신체 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고혈압, 심장성 질환 및 심인성질환등을 유발하기 쉽다(이상복, 2004)
4) 화병
화병이란 부정적인 화나는 감정들을 표현하거나 풀지 않고 오랫동안 쌓아 놓음으로서 많이 생기며, 여기서 말하는 화는 매일 생기는 사소한 사건들이 아니라 개인의 일생을 바꾸어 놓을만한 큰 문제에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이시형, 1977). 한국 노인들의 화병의 원인으로는 자식들과의 갈등과 서운한 마음, 가정에서의 빈곤, 가족과 헤어지거나 사별하는 일, 한국전쟁으로 인한 가족들과의 헤어짐, 체면이 상하는 일 등이 있다(이상복, 2003a). 화병은 노인성 우울증, 불안증세, 부적응증이나 대인 공포증 등을 야기하게 되며 치매, 뇌졸증, 중풍이나 암과 같은 질환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
5) 죽음
노년기는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기이며 이미 이시기에는 부모의 죽음을 경험하였고 친구나 혹은 배우자의 죽음을 경험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죽음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필연으로 인생을 종결짓는 것이기에 특히 노년기에서 가장 빈번하게 논의되는 주제가 바로 이 죽음의 문제이고 전반적인 노인문제에서 반드시 논의 되어야 한다고 본다. 성인후기에 이르면 개인은 자기 자신의 인생을 수용하고 생애의 자연스런 일부분으로서 죽음을 보기 시작한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죽음에 대해 더 적은 공포를 갖는다(Kalish & Reynolds, 1976)고 했다. 또한 뉴가르텐(Neugarten)은 ‘죽음에 대한 성공적 적응이 노년기의 가장 중요한 성취’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노년기의 심리적 관심사는 죽음과 관련된 포기에 있다고 보았는데 노인들에게는 그 반대로 죽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남에게 의존하며 살아갈지,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장애가 어느 정도 될지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다고 했다. 개인의 죽음은 성격 외에도 성별, 생활환경 그리고 개인의 소속과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광범위한 개인차가 있다.
출처: 이상복, "노인성질환과 심리치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