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교수의 "자살(自殺)에 관한 대안(代案) 제시"
(강남대 이상복 교수)
다시 문제의 초점을 한국사회에서 만연되고 있는 청소년들, 대학생들, 청장년과 노인층의 의도적(意圖的)인 자살(自殺)의 유형들과 무분별한 부모의 강요에 의해 자녀들을 원하지 않는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에 관한 논의로 맞추어보자.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지면상 본인의 잠정적인 대안들을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1) 대중 매체, 언론기관이나 인터넷 사이트 (자살 사이트)를 운영하는 분들이 자살(自殺)을 너무 선정적(煽情的)으로 보도하거나 자살(自殺)을 무비판적으로 옹호하는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살은 전염성(傳染性)이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 되고 있으며 현재 한국에서 행해지는 고층 아파트 추락사(墜落死)나 동반자살(同伴自殺) 등은 다분히 자살 유형들이 거의 동일하며 모방성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온실과도 같은 부모들의 따뜻한 보호 속에서만 성장하여 고통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이 약해진 젊은 세대들에게 쉽게 자살하는 법을 유도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2) 자살을 결정한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을 강제로 동반자살로 몰고 가는 현상을 기독교 생명윤리 입장에서 우리는 사려 깊게 생각하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어야 한다. “자녀들을 부모들의 소유물”로 간주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어린 아이들도 이 세상에서 살 권리(The Right for Life)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녀들은 하나님께서 부모들에게 허락하신 선물(The Gift of God)이므로 그들의 권리와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이렇게 비참한 형태의 동반자살을 강요하는 결과는 초래하지 않게 될 것이다.
3) 국가적인 차원에서 혹은 초교파적인 기독교 차원에서 자살 예방(豫防)을 위한 정책 입법안, 자금마련, 자살방지 프로그램 운영, 자살문제에 관한 학제간의 연구 등을 둘러싼 긴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바이다.
4) 효과적인 자살 예방(豫防) 프로그램들을 지역사회 커뮤니티, 사회복지 기관이나 각종 로터리 클럽이나 혹은 라이온스 클럽과 같은 비영리단체들을 통해 홍보하며, 중앙과 지역 언론 매체와 인터넷을 이용한 대 국민 교육과 상담효과를 기대하고, 초등학교로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각종 자살 예방 상담 프로그램 활용을 극대화하려는 정책적인 노력과 자금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일선 지역사회, 교육기관, 자선 사회복지 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자살예방 프로그램 자원봉사 상담요원 교육과 전문 인력 확보가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 외국 전문 자살 연구 기관이나 협의회들과 연합하여 자살 예방에 관한 학문적인 연구교환, 비교(比較)문화적(文化的)인 연구 및 정책연구와 동향 파악, 국제적인 학술대회 유치 등 다각적으로 활동반경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특별히 인터넷과 디지털 문화가 큰 문화적인 동향을 형성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의 가치관의 패턴, 생활양식, 대화채널, 의사결정과정, 정치 경제 심리학적 권력의 구조에 관한 철저한 연구와 힘의 논리를 연구함과 아울러 소외된 계층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도록 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끝으로, 가족 성원의 자살로 인한 생존한 가족들을 위한 위기 상담과 범사회적 적응훈련 및 가족치료의 필요성에 관한 제안이다. 가족성원의 자살(自殺) 혹은 타살(他殺)로 인한 상처는 전 가족에 대한 절대적인 위기상황이므로 위기(危機) 상담과 아울러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심리교육적인 지지상담(Psycho-educational Support Counseling)이 필요하다. 자살행위 자체가 죄악시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가족 성원들은 심한 충격과 함께 죄책감에 오랫동안 시달리게 된다. 치유과정은 1~2년 동안의 장기간이 필요하며 공동체적 이해와 함께 가족치료(家族治療)를 겸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이상복, "자살예방과 대안제시" 중에서 (Copyrighted by: 이 상 복, 강남대학교)